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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에너지

암모니아를 이용한 수소 운송 기술, 차세대 대안이 될까?

🔹 ➊ 암모니아 기반 수소 운송 기술이 급부상하는 배경

전 세계 수소 공급망 구축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가장 큰 난제로 꼽히는 분야가 바로 수소 운송이다.
고압 기체 수소는 운송 효율이 낮고, 액화수소는 –253℃라는 극저온 유지 비용이 높아 대륙 간 수송에는 부담이 크다.
이 한계를 뛰어넘기 위한 대안으로 새롭게 부상한 기술이 바로 암모니아(NH₃) 기반 수소 운송 시스템이다.

암모니아는 기존 Fertilizer Industry(비료 산업)에서 이미 글로벌 유통망이 확립되어 있으며, 운송 조건도 –33℃ 또는 약 10bar 수준으로 극저온/초고압이 필요 없다. 즉, 기존 인프라를 활용한 최적의 장거리 수소 운송 매체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호주, 사우디, 일본을 중심으로 암모니아 기반 수소 공급망 구축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수소경제를 연결하는 실질적인 Carrier는 암모니아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확산되고 있다.

 

암모니아 기반 수소 운송 기술

🔹 ➋ 암모니아가 수소 운송에서 주목받는 기술적 이유

암모니아는 단순히 저장이 쉽다는 장점만으로 선택되는 것이 아니다.
수소 운송 과정에서 필요한 기술적 요건을 대부분 충족하면서, 기존 화학 공정 인프라까지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 높은 수소 저장 밀도

암모니아는 무게 대비 약 17.6%의 수소를 저장할 수 있어, 동일 조건에서 액화수소보다 부피당 저장 효율이 높다고 평가된다.

● 상온·상압 기반의 안정적 운송

기체 수소(700bar)나 액화수소(–253℃) 대비 운송·보관 조건이 훨씬 완만하다.
탱크 설계 규제, 보냉 비용, 기화손실 문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 글로벌 인프라 활용 가능

전 세계적으로 120년 넘게 구축된 암모니아 저장·운송 인프라(탱크, 배관, 선박 등)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이는 신규 인프라 투자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춘다.

● 연료로 직접 활용 가능

암모니아는 연소 시 CO₂를 배출하지 않으며, 선박·발전용 연료로 직접 활용 가능한 ‘Dual-use carrier’로서 가능성이 크다.

🔹 ➌ 암모니아 → 수소, 크래킹(Cracking) 기술의 핵심

암모니아 기반 수소 운송의 핵심 공정은 목적지에서 암모니아를 분해해 순수 수소를 회수하는 크래킹(Cracking) 단계다.
NH₃ → N₂ + 1.5H₂ 로 분해되는 이 과정은 500~800℃의 고온 환경이 필요하며,
촉매 성능이 경제성을 좌우한다.

● 니켈(Ni) 기반 촉매

상용 기술로 자리 잡았지만, 수소 회수율과 에너지 소비 측면에서 개선 여지가 있다.

● 루테늄(Ru) 기반 촉매

고효율·저온 활성화 촉매로 최근 연구가 집중되고 있다.
에너지 절감 측면에서 경제성을 결정지을 차세대 핵심 기술이다.

● Plasma-assisted Cracking, Electrochemical Cracking

기존 열화학 방식보다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위한 차세대 공정 기술.
경쟁력 확보의 관건은 에너지 비용 절감 + 촉매 수명 연장이다.

크래킹 기술의 완성도는 암모니아 기반 수소 공급망의 실제 경제성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이며, 현재 일본·사우디·호주가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서 있다.

🔹 ➍ 글로벌 시장이 암모니아 기반 수소에 주목하는 이유

● 일본: 세계 최초 대형 암모니아 혼소 발전 실증

JERA는 석탄발전소에 암모니아 20% 혼소를 적용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2030년에는 50% 이상 혼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실제로 암모니아는 일본의 “Zero Emission Thermal Strategy”의 중심에 있다.

● 사우디·호주: 생산 거점 구축

NEOM Green Hydrogen 프로젝트는 암모니아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수소 수출 모델을 추진 중이다.
호주 역시 암모니아 기반 수출망을 가장 실질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보고 있다.

● 유럽: 해운 연료로서의 관심 확대

IMO 탈탄소 규제 강화로 인해 ‘탈탄소 선박 연료 후보군’으로 암모니아 엔진의 경쟁력이 부각되고 있다.

● 한국: 기술 확보 + 해운 적용 실증

한국은 암모니아 연료 추진선, 크래킹 기술, 발전·혼소 실증을 동시에 추진하며 상용화 경쟁력을 빠르게 확보 중이다.

결국 암모니아는 수소경제에서 운송·연료·저장·발전을 모두 수행할 수 있는 가장 다기능적 에너지 캐리어로 평가받고 있다.

🔹 ➎ 암모니아 운송의 한계 — 독성, 효율, 크래킹 비용

장점이 많은 만큼 해결해야 할 중요한 문제도 존재한다.

● 독성(Toxicity) 문제

암모니아는 인체·환경에 독성이 있어 누출 안전이 핵심 이슈다.
국가별 안전기준 정립과 누출 감지 센서 기술이 필수적이다.

● 크래킹 단계의 에너지 비용

고온이 필요하고 촉매 수명이 경제성을 좌우한다.
아직까지는 액화수소 대비 우위가 확정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 고순도 수소 회수

연료전지용 수소는 ISO 14687의 Ultra-high purity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NH₃ —> H₂ 전환 후 잔여 NH₃ ppm 제거 기술이 관건이다.

이 문제들이 해결되면 암모니아 수소 운송은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 ➏ 암모니아가 열어가는 ‘수소경제 연결망’의 미래

수소경제의 최대 난제는 생산이 아니라 운송 비용과 인프라 구축이다.
암모니아는 이 문제를 해결할 가장 현실적인 해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장거리 운송, 선박 연료, 대용량 발전용 연료 등 다양한 영역에서 동시에 적용 가능한 멀티 캐리어이기 때문이다.

수소경제의 실제 상용화 속도는 암모니아 공급망의 성장 속도와 거의 비례할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2050년 탄소중립을 향한 길에서 암모니아는 수소경제를 기술적으로 연결하고, 경제적으로 완성하는 매개체가 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