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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에너지

한국의 수소경제 로드맵 2.0, 어디로 가고 있나

🔷 1. 한국의 수소경제 전략은 왜 ‘2.0’으로 개편되었는가

한국은 2019년 ‘수소경제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세계 최초의 국가 단위 수소경제 전략을 내놓았다. 그러나 2023년 이후 글로벌 수소 시장의 급격한 변화, RE100 확산, IRA·EU Green Deal 경쟁, 그리고 국내 산업구조의 탄소중립 압력 증가로 인해 기존 로드맵만으로는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내려졌다. 이에 정부는 2024년 강화된 목표와 실행 전략을 담은 수소경제 로드맵 2.0을 발표했다.

이 로드맵은 단순한 에너지 전환 계획이 아니라,
한국이 30년 뒤 수소 생산·수송·저장·활용 전 분야에서 글로벌 톱 수준으로 도약하기 위한 국가 산업 전략에 가깝다.

핵심은 세 가지 축이다.

  • (1) 청정수소 중심 구조 전환 – 회색 → 블루/그린 수소 전환
  • (2) 수소 공급망의 안정성 확보 – 국제 청정수소 인증체계 도입
  • (3) 수소산업을 ‘수출 산업’ 수준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투자 확대

🔷 2. 청정수소 공급 확대: 블루·그린 수소 시대의 본격 개막

수소경제 로드맵 2.0의 가장 중요한 변화는 청정수소 공급 비중을 2035년까지 전체의 60%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 블루수소: 단기 공급 안정화

한국의 지리적·산업적 특성을 고려하면 단기 공급량 확보는 천연가스 개질 + CCS 방식이 가장 현실적이다.

  • 2030년까지 30만 톤 규모 블루수소 도입
  • 민간 주도 CCS 인프라 구축
  • 액화수소 플랜트 및 항만 도입능력 확장

특히 포스코·삼성물산·SK에너지 등이 주요 해외 프로젝트(호주·중동)와 협력해 블루수소 장기 계약 체결을 준비 중이다.

▪ 그린수소: 장기 전략의 핵심

한국은 대규모 재생에너지 부지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결국 해외 생산 + 국내 일부 생산 모델이 공존하게 된다.

  • 국내 해상풍력 기반 그린수소 생산 실증
  • 해외(호주·중동·칠레)에서 그린수소/암모니아 장기 공급 계약 확대
  • 재생에너지-수전해 연계 P2G 사업 시범 확대

청정수소 인증제(CHPS) 도입을 통해 “탄소 기준을 충족한 수소만 시장에서 인정”하는 기반도 마련되고 있다.

🔷 3. 수소 인프라 확장: 저장·운송·충전소 전 라인의 업그레이드

한국의 수소경제 로드맵 2.0은 인프라 확충 목표가 매우 구체적이다.

▪ 저장 기술

  • 2032년까지 액화수소 저장 용량 10배 확대
  • 극저온 저장 기술 국산화율 70% 목표
  • 고압 저장(700bar) 핵심 부품 완전 국내화 추진

▪ 운송 기술

  • 액화수소 해상 운반선 상용화
  • 암모니아 기반 수소 운송 테스트베드 구축
  • 수소 파이프라인 기본계획 수립(수도권-충청-울산 연결)

▪ 충전 인프라

  • 2035년까지 수소충전소 660기 → 1,200기 이상 확대
  • 상용차 중심의 메가 충전 허브 도입
  • 충전소 운영비 지원 및 안전 기준 국제화

한국은 세계 최초로 700bar 승용차·상용차 충전 인프라를 동시 구축한 국가이지만, 로드맵 2.0은 이를 더 대형화·자동화된 구조로 혁신한다.

🔷 4. 수소 활용 산업: 철강·화학·발전 분야의 대전환

한국의 수소경제는 단순히 연료전지차 중심에서 벗어나 산업용 수요를 대폭 확대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 철강

포스코는 2030년부터 HyREX 기반 수소환원제철 실증에 돌입한다.
2050년에는 연간 600만 톤의 수소 기반 철강 생산 시스템 구축이 목표다.

▪ 발전

  • 2030년까지 발전용 연료전지 8GW 설치
  • 수소·암모니아 혼소 발전 상용화(2035년 50% → 2050년 100%)
  • 청정수소 발전 의무화 제도(CHPS) 본격 도입

▪ 화학

  • 나프타 기반 공정을 수소 기반 공정으로 변환
  • 블루수소·그린수소 기반 메탄올·암모니아 생산 확대
  • 석유화학 단지 내 수소 공급 허브 구축

즉, 수소 활용은 자동차 중심에서 **“산업 공정 탈탄소의 핵심 연료”**로 확장되는 단계에 도달했다.

🔷 5. 한국 수소경제의 미래: ‘수입국’에서 ‘기술·솔루션 수출국’으로

한국은 재생에너지 자원이 풍부하지 않아 장기적으로 수소 수입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로드맵 2.0은 수소 산업을 기술·시스템·플랜트 수출 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한국이 강점을 가진 분야

  • 연료전지 기술(가정용·건물용·발전용) 세계 최상위
  • 액화수소 플랜트·밸브·안전장치 기술
  • 고압 수소 저장·충전 기술(700bar)
  • 수소차 및 관련 부품 기술

목표

  • 2035년 글로벌 수소 기술 수출 비중 10% → 20%
  • 수전해·연료전지·액화 플랜트 시스템의 해외 패키지 수출
  • 중동·호주·유럽의 수소 프로젝트 EPC 시장 진출 확대

한국은 결국 “수소 생산국”이 되기보다는 **“수소 기술을 수출하는 국가”**로 성장하는 방향을 그리고 있다.

 

한국 수소경제의 미래: ‘수입국’에서 ‘기술·솔루션 수출국’으로

🔷 6. 결론 — 한국 수소경제 로드맵 2.0은 ‘산업 전환 전략’이다

한국의 로드맵 2.0은 단순한 친환경 정책이 아니다.
철강·정유·화학·발전 같은 국가 핵심 산업을 유지하면서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한 유일한 경로이자, 동시에 수소 기술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산업 전략이다.

더 많은 기업이 청정수소 인증 기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국가 차원에서 인프라와 수소 공급망을 확대해야 한다.

로드맵 2.0은 한국의 미래 제조업 경쟁력을 좌우할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