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에너지

해수 수전해 기술의 현재와 미래 — 부식 문제와 효율의 경계

mosswave-info-blog 2025. 11. 21. 07:10

1️⃣ 바닷물이 ‘직접 수전해의 원료’가 되려는 이유

청정수소 생산에서 핵심은 비용물 공급의 지속성이다.
일반적인 그린수소 생산 방식은 담수 기반 PEM·알칼라인 수전해를 활용한다. 하지만 담수는 지역 편차가 크고, 대량의 물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대규모 수소 프로젝트에서 다음과 같은 문제가 발생한다.

  • 담수 생산 비용 증가
  • 지역 물 부족 문제와의 갈등
  • 수소 생산량 증가에 따른 담수설비 확충 부담

반면 **해수는 지구 전체 수자원의 97%**를 차지한다. 해수 수전해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물 문제’를 해결하며 청정수소 생산의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 특히 바닷가 인근 국가(한국, 일본, 중국, 호주)는 “해안 수전해 플랜트 → 해상풍력 연계 → 대규모 수소 생산” 이라는 새로운 산업 구조를 실현할 수 있게 된다. 이 때문에 글로벌 연구기관들은 해수 수전해를 그린수소의 잠재적 게임체인저로 보고 있다.

해수 수전해 기술의 현재와 미래

2️⃣ 해수 수전해가 어려운 이유 — 핵심 문제는 ‘부식’과 ‘선택성’

바닷물을 그대로 분해하는 기술은 단순하지 않다. 해수에는 염화물(Cl⁻)미네랄, 유기물, 부유입자가 포함되어 있어 전극과 촉매에 문제를 일으킨다.

🔸 ① 염소 발생 반응(ClER) 문제

전기분해 과정에서 물보다 염소 이온이 먼저 반응해 염소가스(Cl₂) 가 발생할 수 있다.
이는 인체·환경에 위험하고 전극 소재를 빠르게 손상시킨다.

🔸 ② 염분 기반 부식(Corrosion)

해수의 염분 농도는 약 3.5%이며, 이 이온들이 전극과 셀 내부에 침투해 강한 부식반응을 일으킨다.
결국 장기 가동이 어렵고 유지보수비가 증가한다.

🔸 ③ 효율 저하

해수 내 불순물은 다음과 같은 문제를 발생시킨다.

  • 전류 효율 감소
  • 산소 발생 반응(OER) 경쟁 반응 증가
  • 전극 촉매의 표면 오염
  • 스케일(Scale) 형성으로 인한 수명 단축

즉, 해수를 ‘그대로’ 전기분해하면 효율이 떨어지고, 장비가 손상되며, 비용이 증가한다. 그래서 현재 연구의 핵심은 “부식·선택성 문제를 해결하는 촉매·전극 기술”에 집중되어 있다.

3️⃣ 현재의 해수 수전해 기술 — 3가지 접근 방식

세계 연구기관들은 크게 세 가지 기술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 ① 해수 전처리 → 기존 수전해 시스템 적용

가장 현실적인 방식이다. 해수를 직접 분해하지 않고 역삼투(RO), 정전기식 필터, 이온교환막 등을 적용해 담수 수준으로 정제한 뒤 기존 PEM·AWE 장비에 공급하는 방식이다.

 

장점

  • 기술성숙도 높음
  • 기존 설비 그대로 활용 가능
  • 안정성·효율 모두 담수 기반과 동일

단점

  • 전처리 비용 및 에너지 소모 증가
  • 완전한 “직접 해수 수전해”라고 보기 어려움

✔ ② 염소 선택적 차단막(Cl⁻ Blocking Membrane) 기술

전기분해 셀에 염소 이온을 통과시키지 않는 막을 적용해 염소 발생 반응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기술이다.

 

대표적인 차단막 기술

  • 음이온 교환막(AEM) 업그레이드 버전
  • 전자구조 기반 Cl⁻ 반발형 나노막
  • 다층 구조의 하이드로겔 막

장점

  • ClER(염소 발생) 방지
  • 부식 속도 감소
  • 폐수 발생량 감소

단점

  • 아직 수명·내구성 부족
  • 제조 비용이 높음

✔ ③ 촉매·전극 자체를 해수 내구형으로 개발

가장 혁신적인 방식이다. 전극의 소재 자체를 해수 환경에서 안정적인 구조로 바꾸는 방식이다. NiFe 기반 촉매, CoMo, RuO₂, Ti 기반 전극 등이 대표적이다.

 

효과

  • 부식 억제
  • 반응 선택성 증가
  • OER 반응 효율 향상
  • 염소 경쟁 반응 최소화

단점

  • 대량생산·상용화까지 시간이 필요
  • 촉매 단가가 아직 높음

이 세 가지 접근 방식은 경쟁 관계가 아니라 상호보완적 발전 경로로 평가된다.

4️⃣ 글로벌 연구 현황 — 누가 해수 수전해 경쟁을 이끌고 있는가

전 세계에서 해수 수전해 기술 경쟁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중국

  • 산둥대·칭화대 연구진: 전극 부식률 97% 감소 기술 개발
  • 해수 직접 수전해 효율 47 kWh/kg 수준까지 도달
  • 일부 지역에서 해수 수전해 + 해상풍력 결합 실증 진행 중

일본

  • JERA, 도쿄공업대: 해수 사용량 90% 절감형 하이브리드 시스템 개발
  • 나트륨 제거 필터 기반 염소 발생 억제 기술 실증

미국(스탠퍼드·MIT)

  • 바닷물에서 직접 산소 발생 반응 우선 제어 기술 개발
  • 염소 발생 없이 안정적 수전해 가능성 제시
  • 촉매 열화 속도 기존 대비 5배 이상 개선

한국

  •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KIER): 고내구성 비귀금속 촉매 기반 해수 수전해 전극 개발
  • 울산·여수 중심으로 해상풍력 연계 가능성 연구
  • POSCO·두산·한화 등이 참여하여 상용화 전략 검토

해수 수전해는 아직 초기 단계지만,
각국은 이미 “차세대 그린수소 기술”로 보고 투자하고 있다.

5️⃣ 해수 수전해의 미래 — 어디까지 가능할까

해수 수전해는 아직 상용화를 말하기는 어렵지만, 기술 발전 속도를 고려하면 2030년 전후로 다음과 같은 변화가 예상된다.

🔹 ① 물 문제 해결

대규모 그린수소 프로젝트에서 ‘담수 확보 비용’이 사라진다.
이는 사막·해안 등 대규모 재생에너지 부지 활용을 크게 높인다.

🔹 ② 그린수소 생산 비용 절감

현재 그린수소 가격: 4~7 USD/kg

해수 전처리 기반 시스템 적용 시: 3.5~5 USD/kg까지 가능
직접 해수 수전해 상용화 시: 3 USD/kg 이하 잠재력

🔹 ③ 해양·해상풍력과의 궁합

해상풍력 → 해수 수전해 → 액화수소 → 수소 운송 이라는 새로운 공급망이 열린다.

한국·일본·영국은 모두 “해상풍력 × 해수 수전해 × 수소 생산” 을 차세대 전략산업으로 명시하고 있다.

🔹 ④ 촉매 혁신과 내구성 개선

향후 5~10년 동안 전극 수명, 부식방지 기술, 선택적 촉매 기술이 발전하면서 효율·내구성·비용이 동시에 개선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