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현장에서 밸브·피팅·튜브·조인트의 누설시험은 대부분 헬륨(He)을 사용한다. 그러나 기체 확산이나 미세 갭 통과 특성의 차이 때문에, 헬륨 시험에 합격한 부품이 실제 수소 환경에서 더 큰 누설량을 보이거나 반대로 더 안정적인 경우도 있다. 많은 엔지니어들이 이를 단순한 “분자 크기 차이 때문”이라고 설명하지만, 실제로는 기체의 운동 특성, 표면 상호작용, 재질 미세조직 상태, 잔류 탄성변형, 그리고 Seal–Groove 인터페이스 압력 분포 변화까지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아래 내용은 실제 밸브·레귤레이터·수소충전 인프라 개발 과정에서 관찰되는 현상을 기반으로 정리한 심층 실험적 해석이다.
① 분자량의 차이가 아니라 ‘운동 에너지 분포’가 누설 양상을 바꾼다
흔히 “수소가 더 작아서 더 샌다”고 말하지만 사실 관계는 다르다.
- Helium 원자 반지름: 31 pm
- Hydrogen 분자 반지름: 53 pm (H₂는 이원자 분자)
즉, 헬륨이 실제로 더 작다.
그렇다면 왜 현장에서 수소가 더 잘 새는 경우가 존재할까?
핵심은 다음 두 가지다.
1) 수소 분자의 운동속도(v):
기체의 평균 속도는 √(3RT/M)에 비례한다.
수소(M=2)가 헬륨(M=4)보다 훨씬 빠르게 움직이므로, 좁은 틈에서 ‘탈출 시도 횟수’가 두 배 이상 많다.
2) 충돌 빈도 증가 → Energy-assisted permeation
수소 분자는 높은 속도로 금속 표면 혹은 O-ring 내부 마이크로보이드에 반복적으로 충돌해 국소적 압력구배 변화를 유도한다.
이 현상이 헬륨보다 수소에서 강하게 나타나 누설량이 증가하는 것처럼 보인다.
② 금속 표면의 나노 결함에서 He와 H₂의 통과 메커니즘이 다르다
밸브·레귤레이터의 금속 시트 표면에는 가공 후 미세한 요철(Ra 0.1 μm 수준도 존재)과 grain boundary micro-pore가 남는다.
두 기체의 미세 틈 통과 방식이 다르다.
| 통과 방식 | Knudsen diffusion 지배 | Transitional + viscous slip 혼합 |
| 결함 민감도 | 매우 높음(작아서 빠져나감) | 속도 영향이 더 큼 |
| 금속 표면 상호작용 | 비활성 → 물리적 통과 | 금속 표면과 약한 상호작용 존재 |
| 온도 민감성 | 낮음 | 매우 높음 |
즉, 헬륨은 단순한 크기 기반 확산,
반면 수소는 속도·표면 상호작용·압력변형 효과가 결합된 통과 모델로 누설량이 달라진다.

③ O-ring 내부에서 H₂와 He의 거동은 완전히 다르다
O-ring(EPDM·HNBR·FKM)은 미세한 고무 매트릭스에 ‘자유 부피’가 존재한다.
이 내부에서 He와 H₂의 거동은 아래처럼 극단적으로 달라진다.
- He: 확산계수가 높지만 용해도는 낮음 → 빠르게 들어오고 빠르게 나감
- H₂: 확산계수는 He보다 낮아도 용해도가 훨씬 높음 → 내부에 축적되기 쉬움
이 차이 때문에 다음 현상이 발생한다.
- 수소 충전 후 탈압 시 Blister·Crack 발생 (HPR: High-Pressure Relaxation)
- He 테스트에서는 안정적이나 H₂에서는 Seal extrusion 발생
- 고압에서 수소가 sealing line 뒤쪽에 “pocket pressure”를 형성
결국 “헬륨 테스트 합격 → 수소 실 사용 불합격” 사례는 O-ring 재질의 기체 용해도 차이 때문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④ Groove–Seal 접촉압력에서 두 기체가 만드는 ‘탄성 회복 패턴’이 다르다
고무는 압력을 받으면 압축되고, 압력이 떨어지면 순간적으로 복원된다.
여기서 두 기체는 복원 속도에 영향을 준다.
- He 테스트 : 기체 잔류량이 적어 복원 반응이 단순 → 누설량 예측이 쉽다.
- H₂ 환경 : 내부에 남아 있던 용해 수소가 압력 완화 시 팽창 →
sealing line의 국소 변형이 커지고 순간적 micro-gap이 생성된다.
이 미세 갭의 생성이 H₂에서만 누설량 증가를 초래한다.
⑤ 실제 실험에서 관찰되는 차이 — 누설값의 역전 현상
실험실에서 가장 혼란스러운 현상은 다음이다.
- Case 1: He 누설량 > H₂ 누설량
→ 금속 시트의 미세 결함이 주요 원인 - Case 2: H₂ 누설량 > He 누설량
→ Seal 재질 내부 확산·용해 기인
즉, 누설량은 단순히 기체 크기/속도 개념으로 설명할 수 없고,
**“금속 vs 고무 부품 중 어디가 지배적 누설 경로인가”**에 따라 값이 뒤집힌다.
⑥ 결론 — He 누설시험은 필수이지만 H₂ 시험은 대체할 수 없다
헬륨 누설시험은 초정밀 결함 검출에 매우 유리하지만,
수소 실제 사용 조건을 100% 대체하지 못하는 이유는 다음이다.
- 헬륨은 금속 결함 검출용, 수소는 재질–압력–온도의 복합적 반응 시험
- 고무 Seal은 수소 용해도 영향을 강하게 받는다
- 수소는 **열·압력 변화 시 팽창거동(Energy-assisted blowout)**이 있다
- 수소는 운동학적 특성이 누설 경로의 동적 변화를 유도한다
따라서 FCEV·수소충전소·연료전지 BoP 부품 설계에서는 다음이 필수다.
- 헬륨 누설시험 → 양산 품질관리
- 수소 누설시험 → 설계 적합성 인증
- Seal 재질 선택 시 용해도·확산계수 기반 모델링 적용
- 금속 시트 표면 거칠기와 미세조직 평가 필수화
이 두 시험의 관계를 명확히 이해하는 것은 밸브·레귤레이터·고압 수소 시스템의 신뢰성 확보의 핵심이다.